세계 패권의 역사
포르투갈이 세계를 점령했던 14세기 이후 글로벌 패권은 스페인, 네덜란드, 프랑스, 영국을 거쳐 현재 미국이 갖고 있습니다. 글로벌 교역 관계에서 자국의 이익을 관철시킬 수 있는 힘을 패권이라 한다면 그 이익을 가능하게 하는 힘은 군사력과 경제력에 달려 있습니다. 특히 군사력 은 상대방을 압도할 수 있는 물리적인 힘으로서 패권국가의 기본 조건입니다.
미국 이전의 패권국가였던 포르투갈과 영국의 힘은 군사력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들이 패권을 포기하게 된 표면적인 이유는 전쟁에서 패배했기 때문이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경제력에 있었죠. 패권을 잡게 해 준 군사력을 유지하려면 돈이 필요합니다. 약탈과 전쟁을 통해 돈을 확보했지만 그렇게 모든 자본을 가지고 경제적 부가가치를 확대 재생산하지 못하면 다른 나라에 패권을 넘겨줘야 합니다.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경우 경제적 부가가치 재생산은 농업에서 더 나아가지 못한 채 마무리되었고, 네덜란드는 상업에서 더 나아가지 못했습니다. 영국은 산업혁명을 통해 압도적인 생산 능력을 확보했지만 기술적 혁신을 동반하는 제조업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며 패권을 잃었습니다.
금본위제 아래 자국 통화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는 패권 자체보다 제조업 경쟁력을 통한 무역수지 흑자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1971년 달러 화가 금과 완전히 관계를 끊은 이후에도 제조업에 기반한 경제적 능력 은 미국이 패권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요인이었습니다. 국제 정치에서 패권을 확보하거나 유지하는 데 모든 국가적 노력을 다하는 이유는 향후 성장에 필요한 기반을 자국에 유리하게 조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경우, 연준의 무제한 통화스와프를 기반으로 하는 선진국들의 연합을 통해 금융위기 시 머니 프린팅이란 무기를 가동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 장점은 결국 군사적, 경제적 패권에서 시작된 것입니다.
미국의 압도적인 경제력에 도전할 수 있는 유일한 나라는 현재 중국외에 없습니다. 1980년대에 일본이 도전했지만 갑자기 찾아온 버블 붕괴와 지속되는 인구 감소로 포기할 수밖에 없었죠. 이후 20년 만에 도 전하는 국가는 자타공인 중국입니다. 2019년 5월 블룸버그는 현재 경제성장률(미국 약 2퍼센트, 중국 약 6.5 퍼센트〉을 가정할 경우 2030년에 중국이 미국을 추월할 것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당시 기사 내용에 언급된 중국 정부 정책이 중국제조 2025 Made in China 2025였습니다. 미래의 글로벌 경제성장을 이끌어나갈 핵심 기술에서 2025년까지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정책입니다. 이는 중국의 현 재 고민을 해결해 주고 군사 경쟁에서 미국을 능가할 동인이 될 수 있을까요?
세계의 공장이 아닌 중국이 바라는 것
G2라는 경제 용어에서 나타나듯이 현재 중국은 미국에 필적할 수준의 경제력에 도달했는데도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아직 이머징 국가로 분류 되고 있습니다. 경제성장에서 이머징 국가는 필연적으로 외환위기를 적 정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갖습니다. 성장으로 외환보유고가 늘어나지만 인간의 탐욕과 정치인의 인정 욕구 때문에 통화량 증가에 가속도가 붙 죠. 통화량은 부채가 늘어나는 것이므로, 부채에 대한 신뢰도가 약화되는 순간 중국도 과거 한국이 경험한 외환위기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중국 제조 2025 전략 산업
오늘날 중국은 3조 달러가 넘는 세계 1위의 외환보유국이지만 저임 금 기반 수출에 의존하는 한 이러한 지위를 지속하기는 어렵습니다. 과거 한국이나 일본의 경공업, 중급 노동력과 상대적 저임금을 기반으로 한 자본 집약적 산업은 언제든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으로 이전될 수 있습니다. 통화량이 증가하는 점진적인 인플레이션으로 경제가 성장하면 필연적으로 임금 상승이 뒤따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기술 집약적 산업의 육성을 통해 글로벌 교역시장에서 미국의 방해나 다른 경쟁 국가들의 진입을 막아내며 성장을 지속할 수 있을지에 대한 중국의 고민이 중국제조 2025 전략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한국이 일본과의 무역에서 대규모 무역적자를 기록하면서도 이를 감수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부품 기술력 때문입니다. 한국은 휴대전화를 비롯해 주요 제품들을 수출하려면 반드시 일본 부품을 수입할 수밖에 없는 처지입니다. 이처럼 중국도 미래 글로벌 경제에서 꼭 필요한 제조업 경쟁력을 확 보한다면 저임금 기반의 부가가치에서 얻어내는 경상수지보다 큰 이익을 기대할 수 있고, 미국의 방해도 극복할 수 있습니다. 중국이 집중하고 있는 10가지 핵심 품목을 보면 한국도, 미국도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들입니다.
중국은 이 전략을 선언으로만 그친 게 아니라 세계 시장점유율을 상당 부분 중국 기업이 확보하게 하는 등 실질적인 경쟁력을 갖추었습니다. 중국 정부는 WTO 가입 당시 인정받은 정부 보조금 정책과 실패해도 책임을 묻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태도로 빠르게 기술적 진보를 이뤄내고 있습니다. 이제는 미국이 긴장할 정도입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한국은 중국과의 기술 격차가 몇 년인지를 따지곤 했지만, 이제는 반도체 등 극히 일부 기술을 빼고는 중국에 뒤처져 있는 게 현실이죠. 중국제조 2025 전략이 성공 가능성을 높여가는 현재 시점에서 중국의 경제적 성장은 필연적으로 군사 대국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현재 수준의 경제성장만으로도 2037년이면 군사비 지출에서 미국을 넘어설 것이라고 많은 해외 경제연구소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중국제조 2025의 전략까지 성공하면 100년 넘게 지속된 미국의 패권도 위협을 받을 것입니다. 미국 정부는 이를 걱정하며 최근 무역 분쟁과 함께 WTO의 개발도 상국 지위에 대한 강한 압박을 실행하고 있습니다. 세계경제에서 경쟁 우위를 상실해 패권을 잃어버리지 않겠다는 미국의 의도가 이 같은 무역 분쟁으로 표면화되고 있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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